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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눈꽃~ 겨울꽃 보러 간다!
이성영 조회수:851 175.125.66.40
2025-01-08 12:51:16

숲과 하늘, 구름, 바다와 산이 색색의 물결로 가득하니 꽃들이 화르르 피고 진다.

따뜻하게 창가를 비추는 햇빛에 벌써 봄인듯하여 창문을 열면 상쾌한 바다의 색깔처럼 바람이 분다. 제주의 하루는 그렇게 시작한다. 어슬렁거리며 바쁠 것 없이 걷다 골목으로 들어가 바람이나 잠시 피하다 마주친 소소한 것들. 하루에 한 곳만 대중교통으로 걷기도 하며 다니는데 하루는 금방 지나간다. 남성마을에서 천지연 폭포길을 따라 서귀포항으로 천천히 걷다 공원에서 마주한 한기팔의 「서귀포」 시 한편. “마당귀에 바람을 놓고, 귤꽃 흐드러져 하얀 날, 파도소리 들으며 편지를 쓴다.” 공원에서 내려다보는 서귀포항의 바다와 하늘이 오늘따라 더욱 푸르다. 누군가에게 엽서 한줄 쓸 마음 있을까 잠시 생각해보다 섶섬과 새섬이 한 눈에 보이는 서귀포항 사진 한 장 보낸다.

                   ▲ 동박낭까페

바람에 떨어지는 꽃잎 아니더라

새소리로 시작하는 아침이다. 나무의 열매와 꽃 사이로 무리지어 오가는 직박구리들의 울음소리, 동백꽃 사이를 오가며 꿀을 따는 동박새들의 빠른 날개짓에 햇살이 머문다. 동박새는 제 몸보다 큰 동백꽃을 이리저리 바쁘게 다닌다. 나뭇잎이 가볍게 흔들리며 그때마다 꽃잎들이 한 두 어장씩 호로로 떨어진다. 바람에 떨어지는 꽃잎인가 했더니 그게 아니다. 꽃을 보러 간다. 푸른 녹색의 숲에 붉은 꽃들과 붉은 열매가 한창이다. 제주의 겨울은 꽃으로 시작한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철에 피는 애기동백과 한해를 시작하며 피는 토종동백의 개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제주의 겨울꽃. 어찌보면 한해의 쉼과 준비를 같이하는 꽃들로, 사랑스러운 애기 동백과 짙붉은 토종 동백이 개화시기를 달리하며 제주의 겨울을 밝힌다.

           ▲위미리 동백동산의 애기동백

애기동백은 한껏 제 모습을 내어놓고 피고 지며 꽃잎이 낱장으로 떨어져 복사꽃빛으로 바람에 날려 주위의 뜰을 물들인다. 토종동백은 잎속에 살며시 숨어 핀다. 꽃송이채 뎅거덩 떨어져 수줍게 화촉을 밝히듯 자기의 그림자 드리운 어두운 숲에 불을 밝힌다. 제주에는 남원읍 위미리의 동백군락지와 동백수목원, 동박낭카페, 신례리의 동백포레스트, 신흥리의 제주동백마을 등 동백꽃을 볼 수 있는 명소가 참 많다. 위미리의 동백군락지는 11월말부터 1월까지 제주를 꾸미는 애기동백으로 12월에 동백꽃이 절정을 이룬다. 1월 중순부터 피기 시작하는 서귀포 신흥2리 제주동백마을은 토종 동백으로 2월이면 골목골목 피어난 동백꽃으로 한적한 마을길이 레드 카펫을 깔아놓은 듯 여행자의 마음마저 붉게 물들인다.

       ▲카멜리아힐

다양한 동백꽃과 푸른길을 걸어보려면 안덕의 카멜리아힐로 가자. 카멜리아힐은 동양에서 가장 큰 동백 수목원으로 토종 동백부터 애기 동백, 유럽 동백 등 80여 개국 500여 품종 6,000그루의 수많은 동백꽃을 만날 수 있다. 개화시기가 4~5월인 다양한 색깔의 유럽동백은 겨울에도 온실에서 수 천송이의 장미꽃처럼 화사하게 피어 차 한 잔과 함께 겨울의 여유를 느낄 수 있다. 한 시간 정도 푸른 녹색의 숲속을 걷다보면 꽃을 보지 않고서도 마음속에 마침내 꽃이 핀다는 것을 안다.

하얀 설원 눈꽃 트레킹

제주의 겨울은 푸르면서도 숲과 하늘, 구름, 바다와 산이 색색의 물결로 가득한 풍경을 이룬다. 감귤나무의 노란 열매들, 동백꽃과 먼나무 열매의 붉은빛, 하얗게 눈으로 뒤덮인 한라산의 고봉은 따뜻한 기후와 제주의 이국적인 풍경들로 색깔테라피로 손색이 없다. 하얀 눈을 이고 있는 한라산에 구름이 자주 머물다 흐르는 것을 보노라면 하얀 눈꽃들로 가득한 설경이 아물거려 그 곳을 찾지 않을 수 없다.

한라산 등반의 베이스캠프로 해발 900m에서 시작하는 성판악 코스. 정상인 백록담 높이가 해발 1,950m이니 정상으로 향하는 길이 만만하지 않지만, 어렵게 오르는 길에 마주하는 눈꽃은 겨울여행의 백미다. 숨을 깔딱이며 오르다 뒤를 돌아본다. 바다의 수평선은 둥근 원을 그리며 섬을 감싸 안는다. 햇빛에 맑게 비치는 상고대와 코끝 시원한 바람에 마음마저 쨍하게 뚫린다. 구상나무에 핀 눈꽃은 또 다른 설국을 만드니 저절로 탄성을 자아낸다. 이곳에 오르면 자유의 한계마저 지워 버린다. 마음에 쌓아둘 그 무엇도 없다. 광대한 개방감이 주는 원시의 풍경들 앞에 마음을 비워내는 연습도 필요 없이 그저 정화되고 겸허해지니 자연이 주는 선물이다. 성판악-관음사 코스는 전 달부터 하루에 천 여 명씩 예약을 받지만 예약하기도 쉽지 않다. 예약 없이 갈 수 있는 어리목-영실 코스는 한라산의 남벽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사제비동산-윗세오름-한라산남벽-만세동산으로 이어지며 가슴을 시원하게 열어주는 광활한 설원과 겨울철 눈꽃을 만끽할 수 있다. 초보들도 기초 등산장비만 준비하면 도전해 볼 만한다. 영실의 기암괴석과 구상나무숲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설산의 모든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

     ▲ 사려니 숲길

또한 한라산 중산간지방은 눈이 늘 쌓여 있는 지역이 많아 눈길 트레킹도 좋다. 사려니 숲길은 완만한 경사도와 제주의 숨은 비경중 하나로 청정 숲길로 유명하다. 삼나무숲이 가득하고 다양한 수종의 나무들이 있는 임도의 눈길을 걷는 트레킹은 자연에 대한 사색의 시간으로 심신이 청정해짐을 느낄 수 있다. 날씨 좋은 날이면 푸른 하늘과 흰 구름, 일렁이는 민트 빛 바다가 더 말할 나위가 없이 겨울나들이를 유혹한다.

           ▲외돌개의 아침

♣ Tip: 문화와 먹거리

-성산읍 고성리 ‘빛의 벙커’에서는 미디어아트 세잔, 프로방스의 빛 몰입형 예술전시의 화려한 빛으로 문화적 감성을 충전한다.

-서귀포에 가면 올레시장의 참돔고등어회 등 맛좋고 가성비 좋은 ‘우정횟집’과, 현지인들도 인정하는 동흥동 방어 맛집 ‘혁이네 수산’을 추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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